이번 포스팅에서는 국내 동박 3사의 AI 전략을 상세히 비교 분석해보았습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솔루스첨단소재, SKC(SK넥실리스)는 전기차 시장 부진을 AI 가속기와 ESS 시장으로 돌파하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동박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 AI 회로박의 가능성은 얼마나 클까요?

AI 시대, 동박의 새로운 역할

동박(Copper Foil)은 본래 2차전지 배터리의 음극 집전체(전지박)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AI 가속기 등 고성능 네트워크 장비의 핵심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용 동박, 즉 회로박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로 전지박 수요가 정체되면서, 국내 동박 3사는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고부가가치 AI 회로박 시장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제품 다변화를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업그레이드하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초극저조도 동박의 기술적 가치

HVLP 동박이란?

초극저조도(HVLP) 동박은 AI 가속기, 서버 등 고속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장비에 사용됩니다. 이 동박은 표면의 거칠기(조도)를 극도로 낮춰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 기술입니다.

일반적인 동박의 조도가 1~2㎛인 반면, HVLP 동박은 0.6㎛ 이하로 표면을 매끈하게 가공합니다. 이를 통해 고주파 신호 전송 시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화하여, AI 가속기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 하이엔드 제품은 일반 전지박 대비 훨씬 높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수요 폭발과 증설 요청

엔비디아의 블랙웰 등 최신 AI 가속기가 고다층 PCB를 요구하면서, 국내 동박 3사가 생산하는 고품질 HVLP 동박에 대한 고객사의 증설 요청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두산 전자BG, 이수페타시스 등 국내 PCB 제조사들도 AI 가속기용 기판 생산을 확대하면서 동박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전략

공격적인 AI 회로박 전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익산공장의 전지박 생산 라인 일부를 AI용 회로박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2028년까지 AI용 회로박 생산능력을 현재 대비 5.8배까지 확대할 계획을 발표하며 가장 공격적인 전환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업계 최초로 AI 가속기향 HVLP 4세대 초극저조도 동박 공급을 개시했으며, 두산 전자BG 및 국내 유일 AI 네트워크 PCB 제조사인 이수페타시스와 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는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함께 기술 협력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의미합니다.

ESS 시장 동반 확대

AI 회로박 전환과 함께 국내 배터리 고객사의 북미 ESS 시장 확대에 발맞춰 ESS 용도의 동박 기술적 차별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전지박 부문에서도 고부가가치 영역으로의 이동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전략입니다.

솔루스첨단소재 전략

실적 개선의 주역

솔루스첨단소재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용 동박 공급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습니다. 올 3분기 동박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4% 증가하며, AI 하이엔드 제품 수요가 실적으로 직접 반영되고 있습니다.

조도를 0.6㎛ 이하로 낮춘 하이엔드 동박(HVLP)을 공급하며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이는 경쟁사 대비 신호 손실을 더욱 줄일 수 있는 초격차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업 재편 단행

AI 가속기 사업이 포함된 동박 사업부(PCB용 동박)를 연내 매각하고, 남은 전지박 사업은 ESS용 등으로 전환하여 전지박 사업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는 AI 회로박 부문의 가치를 현금화하고, 전지박 시장의 회복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SKC(SK넥실리스) 전략

AI 기반 제조 기술 혁신

SKC는 글로벌 동박업계 최초로 제조 기술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고객 수요에 맞는 물성(규격 및 물성)을 예측하고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조 공정 자체를 AI로 최적화하여 제조기술의 초격차를 유지하려는 전략입니다.

AI가 과거 생산 데이터를 학습하여 최적의 제조 조건을 제시하면, 개발 기간 단축과 품질 안정성 향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 작용합니다.

반도체 소재 다변화

동박 외에도 계열사 ISC를 통해 반도체 소재(글라스 기판, CMP패드 등) 부문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반도체 소재 전반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동박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도체 소재 성장으로 상쇄하는 전략입니다.

ESS 비중 대폭 확대

이차전지 부문에서 ESS향 판매 비중을 지난해 9% 수준에서 20% 후반까지 끌어올릴 전망입니다. 전기차 시장의 부진을 ESS 시장 확대로 만회하며, 전지박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시장 전망 및 투자 포인트

실적 반등 기대감

전지박 부문은 공급 과잉 완화와 ESS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으며, AI용 고부가 회로박 수요가 폭발하면서 중장기적인 흑자 전환 가능성에 대한 증권가의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2028년까지 5.8배 증설 계획과 솔루스첨단소재의 3분기 55.4% 매출 증가는 AI 회로박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남은 과제

여전히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적 부담과 전지박 시장의 불확실성은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AI 가속기향 제품의 하이엔드 기술력과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동박 3사는 전기차 캐즘이라는 단기적 악재를 AI와 ESS라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극복하며 산업 구조를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각 기업의 전략적 선택이 실적으로 이어지는지 지켜보는 것이 투자의 핵심입니다.

핵심 정리

국내 동박 3사는 전기차 시장 부진을 AI 회로박과 ESS로 돌파하며 생존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각 기업의 차별화된 전략을 이해하고 투자 판단에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2028년 AI 회로박 5.8배 증설, 이수페타시스 MOU 체결
  • 솔루스첨단소재: 3분기 동박 매출 55.4% 증가, PCB용 동박 사업부 매각 추진
  • SKC(SK넥실리스): AI 기반 제조 기술 도입, ESS 비중 20% 후반 확대
  • 공통 전략: HVLP 초극저조도 동박 기술 확보, ESS 시장 동반 성장

AI 가속기 수요 증가와 ESS 시장 확대가 동박 3사의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지 주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