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법과 미국 복귀! 테더가 그리는 700조 원짜리 디지털 금융 미래

테더 USDT의 마법: 미 국채 이자로 99% 수익률 달성, 글로벌 금융 패권 도전기

오늘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조용하지만 강력한 거인으로 불리는 테더(Tether)의 놀라운 행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가 최대 2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는 소식은, 단순한 기업의 이슈를 넘어 현재 금융과 기술의 경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탄처럼 느껴집니다.


​거인들의 리그에 합류하는 테더: 5,000억 달러의 가치

​제가 이 뉴스를 접했을 때 가장 놀랐던 부분은 바로 테더의 '기업가치' 평가입니다. 초기 협상이지만, 만약 150억~2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테더의 기업가치는 무려 5,000억 달러(약 68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숫자가 얼마나 대단한지 감이 잘 안 오실 수도 있습니다. 쉽게 비교해보자면, 이 가치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혁신적이고 파괴적인 기술 기업으로 손꼽히는 오픈AI(ChatGPT 개발사)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어떻게 보면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다소 '보수적인' 영역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해온 회사가, 일순간에 인공지능과 우주 탐사의 영역을 선도하는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 사실 자체가 전통 금융과 새로운 디지털 금융의 패러다임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듯합니다. 아마 여러분도 이 소식에 적지 않게 놀라셨을 겁니다.


​테더의 독주와 '준비금 이자'라는 마법

​테더의 이런 막대한 가치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바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지배력과 그들이 창출하는 수익 구조에 있습니다.

​현재 테더(USDT)의 시가총액은 1,720억 달러로, 2위인 서클(USDC, 740억 달러)을 크게 앞서고 있습니다.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며 사실상 스테이블코인의 표준처럼 사용되고 있죠.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들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뒷받침하기 위해 쌓아둔 준비금(Reserve)이 바로 테더의 '황금 알을 낳는 거위'입니다. 테더는 이 준비금을 주로 미국 국채와 같은 현금성 자산에 예치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지난 2분기에만 테더는 49억 달러(약 6조 8,000억 원)의 이익을 기록했습니다. 파울로 아르도이노 CEO가 직접 언급했듯, 이들의 이익률은 무려 99%에 달한다고 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상품 자체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 준비금에서 나오는 이자만으로 어마어마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죠. 마치 거대한 은행이 이자놀이를 하듯, 그러나 훨씬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자산을 불려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이 부분이 바로 테더가 여타 기술 기업들과 다른, 독특하고 강력한 재무적 배경을 갖게 된 핵심 비결입니다.


​'미국 복귀'와 '글로벌 표준'을 향한 큰 그림

​최근 테더의 행보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그들의 영향력을 전 세계, 특히 가장 큰 금융 시장인 미국 본토로 확대하려는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읽힙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암호화폐 기조가 힘을 얻으면서, 테더는 미국 규제 틀 안에서 새로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고 백악관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미국 시장 복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테더 미국법인의 CEO인 보 하인스가 한국을 찾아 강조한 '지니어스법(Genius Act)' 이야기는 테더가 바라보는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를 잘 보여줍니다. 그는 미국의 구식 결제 시스템을 개선하고, 통신 방식처럼 돈을 이동하는 방식에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테더는 단순히 돈을 버는 회사를 넘어, 전 세계적인 결제와 금융의 혁신 표준을 제시하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5,000억 달러의 기업가치는 바로 이러한 미래 잠재력, 즉 전 세계 금융 인프라의 일부가 될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베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금 조달 → 기업가치 극대화 → 미국 시장 공략 및 규제 준수 → 글로벌 결제 표준 제시로 이어지는 테더의 이 큰 그림은 앞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뿐 아니라, 기존의 은행과 결제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 모두가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